왜 아이재인가?

 

숨 가쁘게 살아온 것 같진 않다. 밑바닥을 기는 인생이지만서도 충분히 게으른 삶이었다.

아주 오래전부터 내 인생의 주인은 내가 아니었고, 부모가, 주변 사람들이, 그리고 사회가 주인이었기 때문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다 죽으면 그만인 게다.

 

그게 진실이든 착각이든 나로선 그렇게 인식을 했고 그렇게 생각하며 살게 된 이유에 대해선 언젠가 얘기할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다.

그런 걸 구구절절이 늘어놓는다고 내 삶이 달라지는 게 아니란 걸 잘 아니까.

 

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고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지 못하면서 "이번 생은 틀렸어"라고 자조하기엔

내 삶이 아직 30~40년은 남았다는 걸 오늘 깨닫게 되었다.

(물론 난 점쟁이도 염라도 아니니까 오늘날 한국 남성의 평균 수명을 고려했을 때 그렇단 거다.)

 

나보다도 더 나를 사랑하고

나보다도 더 나의 가치를 알고

나보다도 더 내 묻어둔 꿈과 재능을 안타까워하는

내 사랑하는 아내의 눈빛에서 발견한,

'인생 2회차' 때나 꺼내보려던 '열정'을 지금 태워보려고 한다.

 

중년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

다시 아이가 돼보려고 한다.

이젠 빛나는 원석이라고 할 수도 없이 때가 찌들어 있을지도 모를 나의 탤런트를

차근차근 연마해보기로 했다.

 

나이 먹은 남성이니까 아재다.

나잇값을 못하니까 나이만 먹었으니까 애나 다름없다.

그래서 어른인데 아이란 뜻으로

아이재(아이+아재)란 말을 만들었다.

ChildMan.

 

어떤 또 다른 계기가 있기 전까지는

이 이름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련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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